저혈압 — 낮은 혈압, 언제 괜찮고 언제 위험할까
- 보통 수축기 90mmHg·이완기 60mmHg 미만을 저혈압으로 봄
- 증상이 없으면 대개 무해하지만 어지럼·실신이 반복되면 주의
- 수분·적정 염분·천천히 일어나기가 기본 자기관리
- 갑작스런 혈압 저하나 실신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
"혈압이 낮아서 아침마다 어지러워요"라는 말,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고혈압은 관리 대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반대편의 저혈압은 어떻게 봐야 할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낮은 혈압이 늘 나쁜 것도, 늘 괜찮은 것도 아니어서 기준과 원리를 알아두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원리 — 몸에서 무슨 일이
혈압은 아주 단순한 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혈압 = 심박출량 × 혈관저항입니다. 심박출량은 심장이 1분 동안 뿜어내는 피의 양(심박수 × 한 번에 짜내는 양)이고, 혈관저항은 혈관이 얼마나 조여 있는지를 뜻합니다. 이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떨어지면 혈압이 낮아집니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90mmHg 미만, 또는 이완기 60mmHg 미만을 저혈압으로 봅니다.
낮아지는 경로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혈액량 부족입니다. 탈수, 출혈, 심한 설사·구토로 혈관 속을 채울 피가 줄면 혈압이 떨어집니다. 둘째, 심장 요인입니다. 맥박이 지나치게 느리거나(서맥), 심장 자체가 힘있게 짜내지 못하면 심박출량이 줄어듭니다. 셋째, 자율신경과 혈관 조절입니다. 자율신경은 혈관을 조이고 심박수를 올려 혈압을 붙잡는 자동 조절 장치인데, 고령·당뇨·파킨슨병 등으로 이 반응이 둔해지거나, 감염·알레르기 반응처럼 혈관이 확 풀리는 상황에서는 혈압이 유지되지 못합니다.
혈압이 낮으면 뇌·심장 같은 장기로 가는 혈류가 줄어, 어지럼, 눈앞이 흐려짐, 피로, 집중력 저하, 메스꺼움, 손발 차가움, 심하면 실신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증상 없이 수치만 낮은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마른 체형의 젊은 여성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평소 혈압이 낮아도 몸이 이미 적응해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즉 저혈압은 그 자체로 병이라기보다, 증상이 있는지와 원인이 무엇인지가 훨씬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수분을 충분히 채우기. 혈액량이 늘면 혈압 유지에 직접 도움이 됩니다. 하루 1.5~2L를 목표로, 갈증 전에 나눠 마시고 더운 날·운동 후·음주 다음 날엔 더 챙기세요.
- 염분은 의사와 상의해 적정하게. 나트륨은 몸에 수분을 붙잡아 혈압을 올리지만, 무작정 짜게 먹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고혈압·심장·신장 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양을 정하세요.
- 천천히, 단계적으로 일어나기. 누웠다면 먼저 앉고 30초쯤 머문 뒤 서면 자율신경이 따라올 시간을 벌 수 있어 어지럼이 줄어듭니다.
- 한 번에 몰아 먹지 않기. 과식하면 혈액이 소화기로 쏠려 식후 혈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소량씩 나눠 먹고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면 완화됩니다.
- 압박스타킹과 다리 근육 쓰기. 종아리를 눌러주면 하체에 피가 고이는 것을 줄여줍니다. 오래 서 있을 땐 다리를 꼬거나 종아리 근육을 조여 피를 위로 밀어 올리세요.
- 과음·뜨거운 목욕 주의. 알코올과 사우나·온탕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더 낮추므로 어지럼이 잦다면 삼가는 게 좋습니다.
이런 점은 주의(흔한 오해)
"저혈압은 고혈압보다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증상이 없다면 대개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어지럼·실신이 반복되면 낙상·골절로 이어질 수 있고,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는 출혈·감염·심장 문제 같은 응급 상황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혈압은 커피로 올리면 된다"는 것도 절반만 맞습니다. 카페인이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릴 수 있으나 근본 원인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또 저혈압과 빈혈을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도 대처도 다릅니다. 혈압약·이뇨제·전립선약 등이 혈압을 낮출 수 있지만 스스로 끊는 것은 위험하며, 약 조정과 목표 수치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낮은 혈압은 수치 하나가 아니라 '증상과 원인'을 함께 볼 때 비로소 안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