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저혈압 — 일어설 때 핑 도는 어지럼의 원인과 대처
- 일어설 때 뇌 혈류가 순간 떨어져 어지럼이 생기는 현상
- 서고 3분 내 수축기 20mmHg·이완기 10mmHg 이상 하강이 기준
- 천천히 일어나기·수분·적정 염분·압박스타킹이 기본 대처
- 유발 약물은 임의 중단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
앉아 있다가 혹은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고 핑 도는 어지럼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잠깐이면 괜찮겠거니 넘기기 쉽지만, 반복된다면 '기립성 저혈압'일 수 있습니다. 원리를 알면 대처가 쉬워지고, 넘어짐 같은 사고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원리 — 몸에서 무슨 일이
우리가 일어서는 순간, 중력 때문에 약 500~800mL의 혈액이 순식간에 하체와 배 쪽 정맥으로 쏠립니다. 그러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이 줄고, 뇌로 가는 혈류도 잠깐 감소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몸은 이때 자율신경이 즉각 반응합니다. 혈관을 조여 혈액이 아래로 몰리지 않게 하고, 심박수를 올려 뇌 혈류를 순간적으로 회복시킵니다. 이 반사가 워낙 빨라서 우리는 평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 조절 반사가 느리거나 부족할 때입니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거나(탈수), 혈압약·이뇨제 같은 약을 복용 중이거나, 고령이거나, 당뇨·파킨슨병 등으로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혈관 수축과 심박 증가가 제때 일어나지 못합니다. 그 결과 뇌 혈류가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어지럼, 눈앞이 캄캄해짐, 휘청거림, 심하면 실신이 나타납니다.
의학적 기준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누웠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선 뒤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봅니다. 쉽게 말해 자세를 바꾼 직후 혈압이 '뚝'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천천히, 단계적으로 일어나기. 누웠다면 먼저 앉고, 앉은 상태로 잠깐(수십 초) 머물렀다가 서세요. 자율신경이 따라올 시간을 벌어주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 수분을 충분히. 탈수는 대표적인 유발 요인입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나눠 마시고, 특히 더운 날·운동 후·음주 다음 날 주의하세요.
- 염분은 의사와 상의해 적정하게. 짠 음식을 무작정 늘리라는 뜻이 아니라, 상태에 따라 소금·수분 섭취를 조절합니다. 고혈압·심장·신장 질환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 압박스타킹 활용. 종아리나 배 부위를 눌러주면 혈액이 하체로 쏠리는 것을 줄여 서 있을 때 혈압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 다리 교차·근육 조이기. 일어나기 전이나 어지럼이 올 때 다리를 꼬고 허벅지·엉덩이 근육을 조이면 혈액을 위로 밀어 올려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 유발 요인 피하기. 과음, 과식(식후 혈액이 소화기로 쏠림), 뜨거운 목욕·사우나, 오래 서 있기는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 침대 머리 쪽을 약간 올리기. 머리를 조금 높인 자세로 자면 아침에 일어날 때 혈압 변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주의(흔한 오해)
"저혈압은 고혈압보다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순간적인 실신과 낙상,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고령자에게 위험합니다. 또 "그냥 빈혈이겠지"라며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빈혈과 기립성 저혈압은 원인도 대처도 다릅니다. "물만 많이 마시면 해결된다"는 것도 절반만 맞습니다. 수분은 기본이지만, 원인이 약물이나 기저질환이라면 그것부터 다뤄야 합니다.
가장 조심할 점은 약입니다. 혈압약, 이뇨제, 전립선약, 일부 항우울제 등이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판단해 임의로 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약 조정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어지럼이 반복되거나 실신한 적이 있다면, 원인 감별과 기저질환 확인을 위해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일어설 때의 핑 도는 어지럼은 '천천히, 그리고 원인을 함께' 다스릴 때 비로소 편해집니다.